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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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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 너 바다의 꽃이여
닉네임관리자 작성일2015-03-18 조회수7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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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 너 바다의 꽃이여 boardView22
멍게는 예쁘다. 프랑스에서는 Violet(비올레)라는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멍게 양식장에서는 어민들이 줄에 붙은 멍게를 보고 “바다에 꽃이 핀다”고 표현한다. 양식장의 멍게는 5미터에 이르는 긴 줄에 촘촘히 박혀 있는데, 벚꽃이 후루룩 바람에 날리고 동백이 뚝뚝 떨어질 그 즈음에 그 붉은 몸을 바다 밖으로 내미니 바다의 꽃이라는 말이 꼭 어울린다. 멍게의 향도 봄바람처럼 달다.
 
 
 
멍게, 너 바다의 꽃이여
 
 
 
어릴 때에 여드름 많이 난 친구를 “멍게”라 부르며 놀렸다. 그 말이 확장되어 못생기면 “멍게”라 한다. 모자란 행동을 하여도 “멍게”이다. 겉면이 우둘투둘한 것이 여드름에 빗대는 것까지는 그렇다 하여도 못생기고 모자란 사람을 뜻하는 말로 쓰이는 것은, 멍게 입장에서 억울하다. 멍게는 예쁘다. 프랑스에서는 Violet(비올레)라는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멍게 양식장에서는 어민들이 줄에 붙은 멍게를 보고 “바다에 꽃이 핀다”고 표현한다. 양식장의 멍게는 5미터에 이르는 긴 줄에 촘촘히 박혀 있는데, 벚꽃이 후루룩 바람에 날리고 동백이 뚝뚝 떨어질 그 즈음에 그 붉은 몸을 바다 밖으로 내미니 바다의 꽃이라는 말이 꼭 어울린다. 멍게의 향도 봄바람처럼 달다.
이젠 창원통합시가 된 마산이 내 고향이다. 옛날 마산은 봄꽃이 필 무렵이면 온통 멍게 향에 갇히었다. 꽃 향보다 이 멍게 향이 나는 더 좋았다. 1980년 온 가족이 서울로 이주를 하였고, 봄이면 고향 생각을 하며 서울에서 파는 멍게를 먹었다. 멍게를 먹는 우리 가족은 늘 이랬다. “멍게가 대체, 향이 없어.” “멍게는 향으로 먹는 것인데 말야." 그러면서 마산 어시장에 가득했던 멍게 향을 추억하였다. 추측하기로는, 산지를 떠난 멍게는 수조에 담겨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서 향이 달아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산지에서 먹는 멍게의 향은 늘 같다. 
근래에 남해 일대에서 멍게비빔밥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멍게젓갈에 참기름 등을 더하여 밥을 비벼 먹는 음식이다. 향토음식이 하나 늘어났으니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안타까움도 있다. 얼린 멍게로 계절과 관계 없이 멍게비빔밥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린 멍게에서는 비린내가 나고 멍게 향도 강하게 느낄 수가 없다. 몇 차례 이 멍게비빔밥을 맛보았고, 크게 실망하여 다시는 사서 먹지 않는다. 대신에 이를 집에서 해먹는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멍게비빔밥은 싱싱한 멍게로 비벼 먹기도 한다. 귀찮다 싶으면 이렇게 해서 먹어도 맛있다. 그 맛을 제대로 즐기겠다 싶으면 역시 멍게젓갈을 담가야 한다. 앞에서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것은 이 멍게젓갈 담그는 일을 두고 한 말이다. 싱싱한 멍게만 있으면 누구든 할 수 있다.
먼저 멍게를 갈라 ‘똥’만 살짝 걷어내는데, 이때에 주의할 점은 물로 씻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멍게 몸 속의 물만으로 멍게를 씻을 수 있다. 그래도 꼭 씻어야겠다면 소금물에 살짝 씻어 물기를 뺀다. 여기에 소금을 더하는데, 무게비로 2~3%이면 된다. 젓갈인데 이렇게 소금을 적게 넣어도 되느냐 싶겠지만 어리젓이란 게 원래 이렇다.
어리젓 하면 어리굴젓이 가장 유명하다. 앞에 붙어 있는 ‘어리’는 ‘얼’과 같은 말이다. ‘옅은’ ‘모자란’의 뜻이다. 소금을 조금 뿌리는 일을 두고 ‘얼간을 한다’의 그 ‘얼’이다. 이 어리젓은 금방 삭는다. 냉장고에 두면 1주일 만에 맛있는 젓갈이 된다. 여기에 부추 넣고 비비면 이보다 맛있는 게 없다. 어리멍게젓은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더 깊어지기는 하지만 색깔이 변한다. 한 달 정도 먹을 양이면 적당할 것이다. 소금은 천일염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천일염은 대부분 수분이 10% 정도 함유되어 있고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아 여러 세균이 붙어 있다. 천일염의 세균으로 인하여 젓갈이 쉬 상하고 물러질 수도 있다. 어리젓이나 소금에 더 주의를 하여야 한다.
몇 해 전 어느 봄날 SNS에 내가 만든 어리멍게젓비빔밥을 올렸더니 이탈리아 요리사인 박찬일이 내게 문자를 보냈다. “저는 요즘 멍게파스타 팔아요.” 멍게는 보통 회로 먹는다. 익혀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유럽에서도 멍게를 먹는다. 유럽인은 해산물을 날로 먹는 일은 거의 없으니 익혀 먹을 것이다. 멍게파스타는 그 유럽의 멍게 음식 중 하나일 것이다. 
파스타의 멍게는 깨끗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멍게 살 속의 물을 최대한 뺀 것으로 보였다. 이러면 향이 덜할 것인데 싶었으나 오히려 멍게의 향이 은근하게 다가오는 것이 묘하였다. 멍게의 향을 약간 줄이고 입에서 야들야들하게 씹히게 조리되었다. 떫거나 쓴맛이 없고 단맛이 있었다. 올리브 기름이 이 멍게의 단맛과 향을 잘 이끌었다. 한국 음식에도 응용 가능할 맛이었다.
올 봄에 여느 해처럼 남쪽 바다를 여행할 것이다. 맛있는 멍게도 먹을 것이다. 여기에 맛있는 멍게 요리도 있었으면 하고 또 섭섭해할 것이다.
 

 

 
박찬일 요리사의 멍게파스타이다. 멍게의 향이 곱다.
 
 
 
내가 만든 어리멍게젓이다. 여기에 밥과 부추를 더하여 비비면, 봄이 입안에서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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